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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
'코로나19'를 겪으며 비대면 금융의 중요성을 느낀 아시아 대형은행들이 기술 인재 모으기 경쟁에 나섰다. 특히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 우려로 홍콩이 아시아 금융허브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하면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싱가포르 대형은행들의 채용 경쟁이 거세다.
18일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이후 대형 은행들의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모바일 앱 디자이너와 데이터 분석가들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코로나19로 영업활동이 어려워지자 은행권에서도 최근까지 채용이 중단됐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온라인 뱅킹과 증권 거래 같은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이와 함께 보안 강화 필요성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홍콩의 컨설팅업체 셀비 제닝스의 베단 하웰은 "지난 몇달 동안 은행권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채용이 늦어지는 것을 확실히 목격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지금 얼어붙은 고용상황이 풀리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며 기술직들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싱가포르 은행들의 기술직 채용 바람이 거세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DBS는 올해까지 싱가포르에서만 2000명 이상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자사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직 360명도 추가로 뽑는다. 이 기술직에는 인터페이스 설계자와 데이터 분석가, 보안 전문가 등이 포함된다. DBS는 현재 싱가포르에 1만2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싱가포르 2위 은행인 OCBC도 올해 싱가포르에서 3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OCBC는 "데이터 분석가와 엔지니어, 모바일 개발자, 정보시스템 보안 담당자 등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 말까지 5개의 인터넷은행 라이선스를 발행할 예정이어서 이 같은 대형은행들의 기술직 채용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바이트댄스, 앤트파이낸셜, 샤오미 등 여러 기업도 싱가포르 인터넷은행 사업을 따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홍콩의 상황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홍콩에서 활동 중인 영국계 금융기관 HSBC는 3년간 전세계에서 3만5000명의 인력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홍콩 민주화 시위와 코로나19로 인해 홍콩에서의 수익이 급감하면서다. 다만 HSBC 역시 비대면 사업을 강화하는 중이기 때문에 감원 대상 대부분은 기술직이 아닌 글로벌 뱅킹&마켓 사업부의 후방 지원업무에서 일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닐 크로스 전 DBS 최고혁신책임자(CIO)는 블룸버그통신에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스타트업과 기술기업의 감원이 이어진 이후여서 대형은행들이 이들을 모두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형은행들이 기술투자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면서 "아시아는 수개월에 걸친 봉쇄를 상대적으로 더 빨리 해제하면서 지역 내 은행들이 채용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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